<aside> 📌 완성된 파우치 사진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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코바늘을 잡기 시작하면서 꼭 한번 사 보고 싶은 책이 있었다. 『원더 크로셰』나 『かぎ針あみの模様(코바늘 패턴)』 시리즈처럼 화려한 패턴이 수십 개씩 실린 사전 형식의 책이다. 사슬뜨기를 비롯한 뜨개 기초는 없어도 된다. 아니, 없는 게 낫다.

무뚝뚝하지만 맡은 일은 척척 해내는 장인처럼 군더더기 없이 편물 사진과 도안만 실려 있어, 만들고 싶은 건 있는데 어떤 무늬로 뜨면 좋을지 모를 때 곁에 두고 참고할 만한 책이 갖고 싶었다.

이렇게 말하면 대단한 실력자처럼 보이지만 사실 나는 사슬뜨기, 짧은뜨기, 한길긴뜨기나 겨우 뜨는 초보 크로셰터다. 원형 뜨기는 제법 자신감이 붙었지만 타원형 뜨기만 나오면 절절매고, 원통 뜨기를 할 때는 매 시작코마다 단수표시링을 걸어야 마음이 놓이는?

그치만 목표는 크면 클수록 좋으니까. 다소 욕심을 내서 『かぎ針あみの模様(코바늘 패턴) Ⅲ』 '화려한 패턴' 편을 장만했다. 손바닥 두 개 크기의 작은 책인데, 100가지 코바늘 패턴이 편물 사진-도안 순으로 실려 있다. 그야말로 내 이상 속의 책이었다.

<aside> 📌 코바늘 패턴 책 일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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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떤 무늬를 떠 볼까, 책장을 훌훌 넘기던 중 파도 무늬가 눈에 들어왔다. 다가오는 여름을 미리 준비하기에 제격이다. 이랑뜨기가 낯설었지만 이외에는 사슬뜨기와 한길긴뜨기로 이뤄진 간단한 패턴이었다.